1976년 과학원 재료공학과를 입학하면서 부터 시작된 습식표면처리에 대한 연구 개발 경력은 창원 재료연구소 표면처리실 1호 연구원으로 부터 출발하여 한국생산기술 연구원 표면공학연구실 초대 실장 및 기반기술본부장 으로서 연구개발을 해 왔으며, 어느덧 연구개발 과정을 정리하고 뒤돌아 보면서 후배 연구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몇자 적어 봅니다.
습식표면처리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냄새나고 작업환경이 지저분하고 유독한 폐수가 배출되는 기술이기 때문에 현장 작업자는 주로 외국인들이 하는 후진국형 산업으로 생각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국내 지식인들도 이 분야를 퐁당 테크놀로지로 비하하는 표현을 서슴없이 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기술인력이 부족하고 분야가 독특하여 자체 연구개발 보다는 선진국 기술에 의존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특히 습식표면처리 분야는 화학공학과 재료공학이 병합되어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연구해야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연구개발을 해오면서 이분야에 연구원으로 종사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유독한 공정을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해야합니다.
2. 어떠한 공정이나 액을 개발 할때는 광범위한 변수에서 무엇이 목적에 부합하는가를 항상 생각하면서 단시간에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는 실험 계획을 짜고 실험을 해야 합니다.
3. 실험이 막힐 때는 다시 자료를 검토하고 왜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면서 한 단계씩 실험과 검토를 반복해 가야 합니다.
4. 자연에는 법칙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자기가 실험하는 목표에 대한 다양한 특성을 연결해서 법칙에 맞는 기술을 찾아 내야 합니다.
5. 이러한 법칙이 발견되는 이 법칙으로 이와 유사한 분야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같은 원리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개발한 알루미늄상의 직접 전기도금 기술을 위의 번호 순서대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알루미늄 상의 전기도금은 여러단계의 유해하고 복잡한 공정을 거치지만 내식성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만일 이러한 여러단계의 공정을 직접 전기도금으로 똑 같은 결과를 낼 수 없을까 하는 것이 연구개발의 출발 목적이 되었습니다.
2. 바로 전기도금을 하려면 알루미늄상에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되는 산화피막을 어떻게 제거해야되며, 전기도금 과정에서 밀착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지 실험계획을 세우고 전처리와 본처리에 중점을 두고 넓은 변수에서 줄여 나갑니다.
3. 직접도금은 되는데 밀착불량이 일어나면 왜 그럴까를 자료를 찾으며 깊은 고민을 합니다.
4. 자연에는 법칙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고 알루미늄과 도금층과의 전기화학적 법칙을 찾아 냅니다.
5. 법칙이 발견되면 액조성에 대한 수정이 되고 공정에 대한 수정을하는 변수를 보충 실험 없이도 찾아내게 됩니다.
이러한 개발과정은 제가 개발한 거의 대부분의 실험에 적용되었습니다. 폐 절삭유 고속 친환경 처리재 개발, 수용성 색소의 응집재 개발, 선택 초경질 코팅용 도포재 개발, NIW 무적의 세라믹 코팅재 개발 등 입니다.
대표적인 기피업종인 습식표면처리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원 여러분은 누구도 가고 싶어하지 않는 분야의 외로운 개척자이지만 정말 귀한 분입니다. 그 댓가는 있습니다. 힘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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